FIN. 머니 7 MIN READ UPDATED 2026. 05. 01.

테더(USDT)란 무엇인가 — 1달러 페그의 원리와 위험

스테이블코인 USDT의 페그 제도, Tether Ltd의 준비금 논란, 범죄자들이 USDT를 선호하는 이유를 기술적으로 분석합니다.

BY LIBRETIP 편집 K.H. DIGITAL SECURITY DISPATCH
VERIFIED 이 글의 기술적 사실과 가격 정보는 기준으로 검증되었습니다.

코인 거래를 해본 사람이라면 USDT를 안 써본 적이 없을 거다. 업비트에서 원화로 직접 못 사는 알트코인을 살 때, 해외 거래소에서 수익을 잠깐 묶어둘 때, 송금할 때 — 어디서든 USDT가 나온다.

“1 USDT = 1달러”라는 말은 들었는데, 왜 1달러인지, 누가 보장하는지, 진짜 안전한 건지는 제대로 파고든 적 없을 거다.

결론부터 말하면 — USDT는 민간 기업 하나의 약속에 의존하는 구조다. 그 약속이 깨지면 1달러짜리가 하루아침에 종이쪼가리가 된다.

페그(peg)란 뭔가

페그(peg)는 “못으로 고정한다”는 뜻이다. 경제 용어로는 특정 자산의 가치를 다른 자산에 묶어놓는 제도를 말한다.

홍콩 달러가 미국 달러에 페그되어 있다는 건, 홍콩 통화당국이 “1 HKD ≈ 0.128 USD” 환율을 인위적으로 유지한다는 뜻이다. USDT도 같은 원리다. Tether Ltd라는 회사가 “1 USDT = 1 USD”를 유지하겠다고 선언한 거다.

다만 홍콩 달러는 정부가 외환보유고로 뒷받침한다. USDT는 민간 기업이 자기 금고로 뒷받침한다. 이 차이가 핵심이다.

USDT는 어떻게 1달러를 유지하나

구조는 단순하다.

  1. 누군가 Tether Ltd에 1달러를 보내면, Tether Ltd가 USDT 1개를 발행한다.
  2. USDT를 돌려주면, Tether Ltd가 1달러를 돌려준다(상환).
  3. 이 약속이 유지되는 한, 시장에서 USDT가 0.99달러로 떨어지면 누군가 싸게 사서 Tether에 상환 요청해 1달러를 받는다. 이 차익거래(arbitrage — 가격 차이를 이용한 매매)가 자동으로 가격을 1달러로 되돌린다.

핵심은 “Tether Ltd가 진짜 1달러를 가지고 있느냐”다. 발행된 USDT가 1,000억 개인데 금고에 500억 달러밖에 없으면 — 전부 상환 요청이 들어오는 순간 반은 돈을 못 받는다. 은행의 뱅크런(bank run — 예금자가 동시에 인출하는 사태)과 같은 구조다.

준비금 논란 — 진짜 1달러가 있긴 한 건가

여기서 USDT의 가장 큰 약점이 드러난다. Tether Ltd는 2014년 설립 이후 단 한 번도 완전한 회계 감사(audit)를 받은 적이 없다.

감사와 증명(attestation)은 다르다. 감사는 외부 회계법인이 장부 전체를 파헤쳐서 “이 회사가 주장하는 자산이 실제로 존재하고, 부채보다 크다”를 독립적으로 확인하는 절차다. 증명은 특정 시점의 잔고 스냅샷만 찍는 거다 — 그 돈이 어디서 왔는지, 내일도 있을 건지는 확인하지 않는다.

Tether는 BDO Italia라는 회계법인을 통해 월간 증명(attestation)을 발행해왔다. 하지만 이건 “감사를 받았다”가 아니다.

실제 규제 이력을 보면 문제의 윤곽이 잡힌다.

2021년 2월 — 뉴욕주 검찰(NYAG)과 합의. Tether와 Bitfinex가 8억 5,000만 달러의 고객 자금 손실을 은폐한 혐의로 22개월간 조사를 받았고, 1,850만 달러 벌금을 내고 뉴욕주에서의 거래를 중단했다.

2021년 10월 — CFTC(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가 4,250만 달러 벌금 부과. USDT가 2016~2018년 26개월 동안 “완전히 준비금으로 뒷받침되어 있다”고 주장했지만, 실제로 완전 담보 상태였던 기간은 전체의 4분의 1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2025년 11월 — S&P 글로벌이 Tether의 안정성을 “약함(weak)“으로 평가. 비현금 자산(비트코인 등)의 가치가 하락하면 USDT가 과소담보(undercollateralized) 상태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2026년 3월 — Tether가 KPMG(빅4 회계법인)를 고용해 최초의 완전한 감사를 진행하겠다고 발표. PwC도 내부 시스템 정비에 투입됐다. 12년 만의 첫 감사 시도다.

2026년 4월 기준 USDT 시가총액은 약 1,890억 달러(약 260조 원)다. 이 돈의 80% 이상이 미국 국채(Treasury Bills)로 구성되어 있다고 Tether는 주장한다. 하지만 170억 달러 이상의 “담보 대출(secured loans)” 항목이 있고, 이 대출의 상대방이 누구인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Tether는 이 대출을 없애겠다고 수년째 약속했지만, 2025년 하반기에 오히려 70억 달러가 늘었다.

왜 범죄자들이 USDT를 선호하나

비트코인으로 100만 원을 보내면, 상대방이 받을 때 80만 원이 되어 있을 수 있다. 가격이 시시각각 바뀌기 때문이다. 범죄 수익을 이동시킬 때 금액이 줄어드는 건 치명적이다.

USDT는 항상 1달러다. 보내는 금액이 받는 금액과 같다.

여기에 트론(TRON) 네트워크가 결합되면서 상황이 더 심해졌다. 이더리움에서 USDT를 전송하면 수수료가 수 달러~수십 달러지만, 트론에서 보내면 수수료가 1달러 미만이고 확인까지 수 초밖에 안 걸린다. 소액 다건 전송에 최적화된 구조다.

2024년 UN 마약범죄사무소(UNODC)는 트론 네트워크의 USDT가 동남아시아 사이버 사기, 자금세탁, 불법 도박의 핵심 결제 수단이 되었다고 보고했다. TRM Labs의 2026년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전 세계 불법 암호화폐 거래 규모는 1,580억 달러(약 220조 원)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고, 이 중 상당 부분이 스테이블코인 — 특히 USDT — 을 통해 이루어졌다.

중국 자금세탁 네트워크(CMLNs)만 해도 2025년에 161억 달러(약 22조 원) 이상의 불법 자금을 스테이블코인으로 처리했다. 글로벌 암호화폐 자금세탁의 약 20%에 해당하는 규모다.

Tether 측은 2014년 이후 8억 3,500만 달러 상당의 불법 자금을 동결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연간 불법 거래 규모 대비 동결액은 미미하다.

일반 사용자가 알아야 할 현실적 위험

USDT를 거래소에서 일시적으로 보유하는 것과, 장기간 대량 보관하는 것은 위험 수준이 다르다.

🟢 일반 사용자 — 거래소에서 알트코인을 사기 위해 USDT를 잠깐 거치는 용도라면, 실질적 위험은 낮다. 수 시간~며칠 보유하는 수준에서 디페그(peg 이탈)가 발생할 확률은 극히 작다.

🟡 주의가 필요한 경우 — USDT로 수천만 원 이상을 몇 주 이상 묶어두고 있다면, 그건 Tether Ltd라는 민간 기업의 건전성에 돈을 베팅하는 거다. 예금자 보호가 없다. Tether가 상환을 거부하거나 준비금이 부족해지면 손실은 전적으로 보유자 몫이다. 분산이 답이다 — USDC, 원화 전환, 혹은 복수의 스테이블코인으로 나눠라.

🔴 OTC 경유 USDT 수령 — 출처 불명의 USDT를 OTC 장외거래로 받았다면, 그 USDT가 범죄 수익과 연결된 지갑에서 온 것인지 확인할 방법이 없다. Tether가 해당 지갑 주소를 동결하면, 돈이 그대로 증발한다. 블록체인 분석 기업(Chainalysis, TRM Labs 등)은 오염된(tainted) USDT의 이동 경로를 추적할 수 있고, 한국 수사기관도 이 도구를 사용한다.

다만, 선은 분명히 있다

USDT를 쓰는 것 자체가 범죄는 아니다. 해외 거래소에서 투자하기 위해, 환전 수수료를 줄이기 위해, 변동성을 피하기 위해 — USDT를 쓰는 이유는 각자 다르고, 그 자체를 판단할 문제가 아니다.

선은 용도에서 갈린다.

투자 수익을 잠깐 USDT로 전환해두는 것과, 보이스피싱 수익금을 USDT로 바꿔서 해외로 빼돌리는 건 — 같은 토큰을 쓰지만 완전히 다른 행위다. 불법 도박 사이트의 칩 대신 USDT를 쓰는 것, 랜섬웨어 몸값을 USDT로 요구하는 것, 제재 대상 국가와의 거래를 USDT로 우회하는 것 — 이건 도구의 문제가 아니라 사용자의 문제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출처를 설명할 수 없는 USDT를 대량으로 보유하고 있다면 — 그리고 그걸 원화로 바꾸려 한다면 — 블록체인의 기록은 지워지지 않는다. 오늘 추적이 안 된 거래가 2년 뒤에 추적될 수 있다.

정리

USDT는 Tether Ltd라는 민간 기업이 “1 USDT = 1 달러”를 보장하겠다는 약속 위에 세워진 토큰이다. 이 약속은 준비금이 뒷받침하고, 그 준비금은 12년간 완전한 감사를 받은 적이 없다. 2026년에야 첫 감사가 진행되고 있다.

USDT를 거래 도구로 짧게 쓰는 건 현실적으로 큰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큰 금액을 오래 맡겨두는 건 — 감사도 통과하지 못한 민간 기업의 금고를 은행처럼 신뢰하겠다는 뜻이다.

지금 USDT를 보유하고 있다면 — 금액이 크다면 일부를 원화나 다른 자산으로 분산하는 게 현실적인 판단이다. 그리고 KPMG 감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완전히 뒷받침되어 있다”는 Tether의 주장은 아직 검증 중이라는 걸 기억해라.

자주 묻는 질문

USDT는 왜 항상 1달러인가요?
Tether Ltd가 발행된 USDT 1개당 1달러 상당의 준비금을 보유하고, 언제든 1USDT를 1달러로 교환해주겠다고 약속하기 때문입니다. 이 약속이 유지되는 한 시장 차익거래(arbitrage)에 의해 가격이 1달러 근처로 수렴합니다.
USDT는 은행 예금처럼 안전한가요?
은행 예금과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은행 예금은 예금자보호법에 의해 5,000만 원까지 보호되지만, USDT는 어떤 정부 기관의 보호도 받지 않습니다. Tether Ltd가 준비금을 관리하지 못하거나 상환을 거부하면, USDT 보유자는 손실을 감수해야 합니다.
왜 범죄자들이 비트코인 대신 USDT를 쓰나요?
비트코인은 가격 변동이 크기 때문에 100만 원을 보내도 상대방이 받을 때 80만 원이 될 수 있습니다. USDT는 항상 1달러이므로 금액이 변하지 않습니다. 또한 트론(TRON) 네트워크에서 전송하면 수수료가 1달러 미만이고 수 초 안에 도착합니다. 가격 안정성 + 빠른 전송 + 낮은 수수료가 핵심입니다.
USDT가 디페그(1달러 이탈)된 적이 있나요?
2022년 5월 테라(UST) 붕괴 직후 USDT가 일시적으로 0.95달러까지 하락한 적이 있습니다. 이후 수일 내에 1달러로 복귀했지만, 스테이블코인도 시장 패닉 상황에서는 페그가 흔들릴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 사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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